Windows 초창기 버전에서는 운영 체제가 요즘처럼 안정화되지 않아서 오류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공포(?)의 블루 스크린도 자주 볼 수 있었고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같은 오류도 종종 나왔습니다.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는 "A fatal error has occurred"의 번역입니다.
"Fatal Error"를 예전에는 "치명적인 오류", "치명적 오류"로 흔히 번역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심각한 오류"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되네요.
MS Glossary를 살펴보면 "A fatal error has occurred"의 경우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가 함께 사용되지만 대부분은 그냥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Fatal error" 문구는 대부분 "심각한 오류"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IT 번역을 하다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표현이나 스타일이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 "치명적인 오류"라는 표현이 조금 과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는 "심각한 오류" 혹은 그냥 "오류"라고 번역하는 것이 경향인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에 완패하는 사건을 계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번역계에도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번역을 하고 번역가가 검토(검수)하는 작업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IT 번역에서 이런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듯 합니다.
위의 글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있기 1년 전에 작성된 글인데, 해당 글에서 표현한 우려가 점점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부터 AI가 번역가의 많은 작업을 대체하게 될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